http://futuremoney.tistory.com/naver98af7d11cfb5a049e58ff836c5b164fe.html '은퇴' 태그의 글 목록

은퇴

은퇴 후의 자기 정체성

2018. 10. 6. 18:34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은퇴를 하게 된다. 아무리 뛰어난 위치에서 일을 했다 하더라도 나이가 들면 사회적 직위에서 물러나 은퇴를 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이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닌 한, 인생은 서론이 있고 본론이 있고 결론이 있게 마련이다. 



일을 할 때야 자기 일에 긍지를 갖는 것이 좋은 일이다. 또 인간은 자기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때 긍지를 느끼게 되어 있다. 그 누구도 그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은퇴하였을 때이다. 일반적으로 '젊은이들은 미래에 살고, 노인들은 과거에 산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대화를 해 보아도 젊은이들은 미래의 꿈을 이야기 한다. 나는 커서 무엇이 되겠다고 하든지 무엇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인생의 결론 부분에 사는 노인들은 과거에 한 일을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기억력의 감퇴로 수없이 반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젊은이들은 미래에 살고 노인은 과거에 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은퇴자들의 경우, 은퇴하여 사람들을 만날 때, 직함과 직위가 사라지면 자신을 소개하는 일에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막막해 하는 것이다. 그리고 물어 보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장시간 이야기하게 된다. 역시 과거에 살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런 현상이 심해지면 자기 정체성을 잃어 버리고 과거 직위가 자신인 양 착각하기 쉽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라! 과거의 직위가 자신의 정체성은 아니지 않은가? 그 직위가 정체성의 일부는 될지 몰라도, 더 중요한 것은 남과 다른 자신만의 신념과 형성된 인격인 것이다. 


그러므로 은퇴할 나이가 되면 미리 이 점을 마음에 새겨 두는 것이 좋다. 자신의 직위와 사회적 위치를 너무 밀접히 두면 그 지위에서 물러났을 때, 자신의 자중심 조차 송두리째 날아 가버릴 수 있다. 오히려 은퇴는 좀 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인생을 마무리 할 때이다. 



남이 나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몰라도, 스스로 자기 자랑을 널어 놓는 일은 피해야 한다. 그것도 반복해서 이야기하면 어른으로서의 대접보다, 흔히 젊은이들이 말하는 '꼰대'로 비춰질 수 있다. 사실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하여 나의 과거는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되어있다. 



그러므로 가끔은 시간을 내어 인생의 남은 시간을 어떻게 마무리하며 보낼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결론을 멋있게 맺어야 연설이 빛나듯 우리 인생도 그러하다. 아무리 본론과 같은 청춘을 멋있게 보냈더라도 결론에서 인생을 망치면 곤란하다. 지금 이 땅에는 전직 고관들을 비롯하여 높은 직위에 있던 사람들이 인생 말년을 욕되게 보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호세무히카


자기 정체성을 잃고 살아 왔거나 인생 말년에 이르러서도 노욕으로 정체성을 잃고 살기 때문이다. 인생은 마무리를 잘해야 빛난다. 직위가 자기 정체성의 일부는 될지 몰라도 인생 전체의 자기 정체성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헝가리 속담에 "야망이 끝나는 곳에 행복이 있다."는 말이 있다. 국내의 한 철학 교수는 인생의 황금기는 은퇴 후, 모든 야망을 내려 놓은 '65세에서 75세'가 가장 황금기라는 말을 하였다. 이런 면에서 전 우루과이 대통령 호세 무히카는 은퇴 후, 소박한 농사꾼으로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은 이 시대의 인물이다.   

  

관련 글: 

김기춘 비서실장의 삶에 대한 단상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