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futuremoney.tistory.com/naver98af7d11cfb5a049e58ff836c5b164fe.html 김소월 시 감상 / 산 위에

김소월 시 감상 / 산 위에  






영상시/사랑하는 그대에게


산 위에 올라서서 바라다보면
가로막힌 바다를 마주 건너서
님 계시는 마을이 내 눈 앞으로
꿈 하늘 하늘같이 떠오릅니다.

흰 모래 모래 비낀 선창가에는 
한가한 뱃노래가 멀리 잦으며
날 저물고 안개는 깊이 덮여서
흩어지는 물꽃뿐 아득합니다.

이윽고 밤 어둡는 물새가 울면
물결 좇아 하나 둘 배는 떠나서
저 멀리 한바다로 아주 바다로
마치 가랑잎같이 떠나갑니다.

나는 혼자 산에서 밤을 새우고
아침 해 붉은 볕에 몸을 씻으며
귀 기울이고 솔곳이 엿듣노라면
임 계신 창 아래로 가는 물노래.

흔들어 깨우치는 물노래에는
내 임이 놀라 일어 찾으신대도
내 몸은 산 위에서 그 산 위에서
고이 깊이 잠들어 다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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